[소화기내과 박상욱] 위암을 조기발견 해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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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2-01-31 10:31 조회9,43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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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을 조기에 발견해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
- 수술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욱 (소화기내과)
이틀 전 내시경 검사를 받은 김모씨(51세남자)가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굳은 얼굴로 진찰실로 들어왔습니다. 김모씨는 최근 어지럼증과 함께 변색깔이 검게 보여 병원에 내원하였는데 빈혈의 원인을 알기 위해 먼저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내시경 검사에서 위체부에 궤양을 동반한 거대한 종양이 관찰되었는데 이미 조기암 단계를 넘겨버린 진행성위암이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를 환자에게 설명한 뒤 암의 전이여부를 알기위해 CT촬영을 시행하였고 결과는 위암 3기였습니다. 수술이 최선의 치료라고 설명 드리고 외과로 의뢰하였지만 환자를 보내고도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이 환자가 수술을 한 후 생명이 연장되기는 하겠지만 완치가능성은 30%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암은 여전히 한국인의 암 발생률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암에 걸린 사람이 약 13만명 정도인데 이중 2만 4천 여명이 위암으로 진단 받고 1만명 이상이 위암으로 사망합니다. 위암이 풍토질환처럼 우리나라에 많은 이유는 소금에 절인 음식을 좋아하고 훈제음식이나 탄 고기를 즐겨먹는 좋지 못한 식습관과 아직도 높은 헬리코박터균의 유병률과 흡연률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암의 높은 발생률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 사실은 폐암이나 간암 등과는 달리 위암은 조기에 발견만 되면 예후가 어떤 암보다도 좋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환자가 정기적인 건강검진 내시경에서 우연히 작은 위암이 발견되었고 다행히 암세포가 위점막이나 점막하층에만 머물고 있다면 이 상태의 암을 조기위암이라고 하며, 수술을 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완치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암세포가 위벽을 깊게 침투하거나 주변 임파절 또는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었을 경우 진행성 위암으로 분류되며 광범위한 수술과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치료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조기에 위암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위암은 초기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간혹 있는 상복부불편감, 소화불량, 식후 팽만감,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은 흔히 보는 위염, 위궤양 등의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증상을 통하여 조기위암을 진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하여 위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40세 이상의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가 나서서 내시경검사를 무료로 시행해 주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일인데 정부에서 강권하여 국민들에게 내시경검사를 시키는 이유는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에 있어 너무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오히려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보건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조기에 위암을 발견해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개복수술 없이 내시경적 절제술로도 위암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수년 동안 내시경 검사가 활성화되면서 치료내시경의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내시경시술이 조기위암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내시경적점막하 박리술입니다.
그 동안은 아무리 작은 조기위암이라 할지라도 위의 대부분(70%) 또는 위 전체를 절제하고 주위 임파절을 박리하는 개복수술이 위암의 표준 치료였습니다. 그러나 조기위암 증례에 대한 많은 수술을 통해 조기위암의 림프절 전이에 대한 자료가 축적되고 새로운 치료내시경장비 및 내시경의사의 치료술식이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조기위암의 근치적 치료법으로 내시경치료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내시경 치료법 중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은 국내에서도 신의료 기술로 인정받아 시행기관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시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전신마취나 개복수술에 따른 위험이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을 경우 병변의 크기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숙련된 의사의 경우 30분~1시간 정도면 시술이 끝나기 때문에 환자는 큰 고통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배에 흉터가 남지 않을 뿐 아니라 위암 부위만 절제하기 때문에 위가 그대로 보존되며 위내의 절제부위도 2개월 후에는 반흔만 남고 치유되기 때문에 수술 후에 겪을 수 있는 위장관 장애를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시술이 모든 위암에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암세포가 점막에만 국한되어 있고 크기가 작은 조기위암 상태일 때만 적용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위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그리고 장막층으로 이루져 있는데 암이 가장 표면층인 점막에만 국한된 경우에는 주위 림프절 전이가 없어 점막층을 포함하여 점막하층까지 박리해 내는 내시경적 시술을 통하여 완전 제거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암세포가 점막층을 벗어난 경우 이미 주위 임파절에도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시경적 시술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조기위암을 진단 받았을 경우 내시경적 치료의 가능성 여부를 경험 많은 내시경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시경치료가 가능한 조기 위암의 경우 수술과 같은 치료 효과 뿐 아니라 시술 후에도 시술 전과 같은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암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식생활 개선과 헬리코박터균의 제균, 금연 등의 예방입니다.
또한 위암을 가능한 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증상이 있건 없건 정기적으로 1~2년에 한 번씩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입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위암은 조기에 발견만 된다면 더 이상 무서운 질환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수술을 하지 않고도 완치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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