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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건 쓰다 장 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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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8-07-08 15:08 조회6,8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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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건을 쓰다가

 

호스피스 병동에 김 * * 라는 젊은 여성이 입원한지 2주가 지나간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그녀의 남편은 군대생활을 함께 했던 전우였다. 나보다 2개월 나중에 부대에 들어온 후배였다. 이 * * 씨가 그녀의 남편이었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는 나와 얼굴을 맞이하였다.

 

힘든 말기 암 환자의 보호자 역할 때문인지 얼굴이 검고 꺼칠해 보였다. 내가 먼저 아는 신호를 보냈다. 그와의 갑작스런 만남이 이러했으며, 그의 아내가 호스피스병동인 전인치유병동에 입원중이라는 사실도 그 제야 알았다.

 

그의 아내는 위암 말기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6개월 전에 위암 판정을 다른 병원에서 받았고, 3주 전이나 우리 병원 호스피스병원동인 전인치유병동에 입원했다. 그녀에게는 41세의 남편과 8세, 5세의 딸이 둘 있었다.

 

그녀의 남편인 이 * * 씨를 통해 그동안의 삶과 고통을 듣게 되었다. 남편은 결혼 전에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서 실연하여 그 홧김에 급작스런 선을 보았고, 사랑의 감정이 무르익기 전, 무작정 결혼을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복수를 하듯이 충동적인 결혼을 했었다고 했다. 애정이 별로 없어서 부부사이에는 불화가 많았고, 남편의 사업이 잘 안되어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다고 한다. 친정에까지 빚보증을 서게 되었는데 그것이 잘못되어 심적인 고통은 가중되었다고 했다. 이혼에 대한 고비도 여러 번 있었고 그로 말미암아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부인은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침례교회에 출석했었다. 남편은 중학교 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적은 있으나 현재는 종교가 없었다. 아내가 남편도 함께 신앙생활 하기를 원했기만, 자신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두려워서 말을 꺼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고 남편이 말했다. 여러 가지로 좋지 못한 상황에서 위암이 판정을 받았고, 전이성 위암이어서 난소와 간에까지 퍼진 상태였다.

 

남편은 예수님에 대해 다시 알고 싶고 공부를 요청했었다. 아내가 교회예배 참석 하고 신앙적으로 남은 인생을 의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고통을 신앙으로 이겨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환자인 아내, 그리고 남편과 몇 번의 신앙적 대화와 기도를 드렸다. 남편과는 매일 매일 만나게 되었고 조금씩 신앙적인 대화를 하며 궁금증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들을 설명했고 조금씩 이해를 해 나갔다.

 

나의 노트북에 구원에 대한 자료를 탑재시켜 놓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상황들이 맞아 떨어지지 않아서 설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부인은 구원의 확신이 있고, 신앙의 힘으로 잘 극복하고 있었다. 남편이 예수님을 영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복음에 마음 문이 많이 열렸었는데, 갑작스럽게 부인의 사망이 찾아왔다. 임종을 준비하는 소망실에 있을 때에 가 보았는데 다른 어떤 사람이 기도하고 있어 그냥 되돌아 왔었다. 김 * * 씨에게는 성경책을 선물했었다. 경황이 없어 그냥 왔기 때문에 자기 성경이 없었던 터였다. 마치 새로 구입한 성경이 있어서 선물했었다. 남편도 고마워하고 김 * * 씨도 그랬던 기억이 있다.

 

아마 어제 저녁에 소망 실에 옮겨진 것으로 추정해 보자면, 밤사이에 돌아가신 듯하다. 아침에는 소망실이 빈 방으로 있었다.

 

이 일이 나에게는 큰 아쉬움이 된다. 더욱 노력하고 대처했더라면 부인이 소천하기 전에 남편이 하나님을 영접한 모습을 보고 하나님께 부름 받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입장에서도 부인이 원했던, 다시 교회 나가고 하나님 믿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을 것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장에 장보러 가기 위해 옷 입고, 신발 신고, 준비만 하다가 장이 파했다는 의미로 “망건 쓰다 장 파했다.”는 말을 사용하는데, 나에게 있어 이 일이 그런 상황이 되고 말았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하나님의 일에 임해야 하겠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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